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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경에서 그 마지막
내일 서울로 돌아갑니다.
35일 정도 있었네요.
그새 도쿄에 익었는지
돌아가기 위해 짐을 싸려니 좀 섭하기도 하네요.

글 쓰려던 목표는 어느 순간 희미해지고(자꾸 스스로의 벽에 부딪혀)
언젠가부턴 아예 제대로 도쿄를 샅샅이 뒤지는 모드가 되었어요.
이번이 예닐곱번째 도쿄 방문인 것 같은데
워낙 크고 사람 많고 문화적으로도 흥미로운 곳이다보니
파면 팔수록 재미있는 지층이 나오네요.

애초에 몇년 전 일본어를 시작하게 된게
술집이나 꼬치집에서 당최 메뉴도 제대로 알 수가 없어 맛난 걸 다 놓치는 게 억울해서였던만큼,
갈수록 일본 식도락에 관해서만큼은 심오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인 친구들(그 중엔 요리인도 좀)과 함께 관광객 입장에선 좀처럼 접근하기 힘든 곳들을
자유로이 다닐 수 있었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됐죠.
지금은 아직 서툴지만 언젠가 먼훗날에
일본을 찾는 한국관광객들을 위한 '이자카야 니홍고' '식도락 일본어' 같은 책을
쓸 수 있는 단계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좋은 공연, 전시도 보고, 기발한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도 찾아다니고,
도쿄돔에서 거인전도 보고 그렇게 지냈어요.
(유감스럽게도 그날 이승엽 선수는 부진했습니다만.)

헌책방에서 사서 읽고 쌓아둔 만화책들은 들고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심하고 있습니다.
(그새 '불어봐, 재규어' 17권도 나왔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 소설은 전대미문의 붐을 일으키고 있군요.)

다행이도 혼자 있는 동안 곡들을 많이 풀고 다듬을 수 있어서
음악적인 면에 있어선 생산적이었던 것 같아요.
늦가을 쯤엔 녹음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쳐 봅니다. (너무 믿진 마세요^^;)

어제는 배우 김래원씨의 도쿄 팬미팅에 게스트로 참석했었어요.
드라마 <식객> 인연 때문에 부탁을 받았는데
뭐 이왕 도쿄에 머물고 있는 김에 도울 일이 있으면 돕자는 맘으로 부담없이 무대에 올랐죠.
끝나고 맥주도 같이 한잔 했는데 참 건실하고 좋은 청년^^이더군요. ㅎㅎ

이런저런 곳을 찾아다니고 사람들을 만나고 맛난 술 마시다 보니
35일이 지났습니다.
이 경험이 몸에 거름처럼 스며들어
새로운 상상이 스믈스믈 피어오르길 기대합니다.

서울로 돌아가 다시 글을 올리죠.

어차피 글로 만나는 만큼
어디에 있는가는 그리 중요치 않을 것 같은데
그게 그렇지가 않네요.




p. s.
오늘 글 유독 두서가 없군요. ㅎㅎ

p. s.
빨빨거리고 돌아다닌 중에 어딜 유독 반복적으로, 여러번 갔는가 되짚어보니
시모키타자와랑 츠키지군요.
저란 인간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아 얼굴을 붉히며 웃게 됩니다.
도쿄가 낯선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시모키타자와는 한국의 홍대앞+대학로 같은, 젊고 소박하고 자유로운 공간이구요.
츠키지 시장은 신선한 해물과 초밥을 먹을 수 있는 세계최대의 수산시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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