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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민담, <늑대와 소녀 (일명: 빨강 모자 소녀)>
   옛날에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한 어린 소녀가 할머니에게 빵과 우유를 가져가고 있었다. 그 소녀가 숲속을 걷고 있는데 늑대 한 마리가 나타나 어디에 가느냐고 물었다.
  "할머니 집으로요."
  그녀가 대답했다.
  "어떤 길로 가느냐? 핀의 길이냐, 바늘의 길이냐?"
  "바늘의 길이오."
  그리하여 늑대는 핀의 길을 따라 할머니의 집에 먼저 도착했다. 늑대는 할머니를 죽인 뒤 그 피는 병에 담고 살은 썰어서 접시 위에 놓았다. 그리고는 할머니의 잠옷을 입고 침대 속에서 기다렸다.

  "똑똑."
  "들어오렴, 얘야."
  "안녕, 할머니. 빵하고 우유 좀 가져왔어요."
  "너도 뭣 좀 먹으렴. 찬장에 고기와 포도주가 있단다."
  그리하여 작은 소녀는 그것을 먹었다. 그녀가 먹을 때 작은 고양이가 말했다.
  "더러운 년! 할머니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다니!"
  그러자 늑대가 말했다.
  "옷을 벗고 내 옆으로 들어오렴."
  "앞치마는 어디다 둘까요?"
  "불 속에 넣어라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테니까."
  코르셋, 치마, 페티코트, 스타킹 등 옷마다 소녀는 똑같은 질문을 했다. 늑대는 매번 똑같은 대답을 했다.
  "불 속에 넣어라.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테니까."
  소녀가 침대에 들어가서 말했다.
  "할머니, 왜 이렇게 털이 많아요?"
  "따뜻하기 위해서란다, 얘야."
  "할머니, 왜 이렇게 어깨가 넓어요?"
  "나무를 잘 옮기기 위해서란다, 얘야."
  "할머니, 왜 이렇게 손톱이 길어요?"
  "가려운 데를 잘 긁기 위해서란다, 얘야."
  "할머니, 왜 이렇게 이빨이 커요?"
  "너를 잘 먹기 위해서란다, 얘야."
  그리고 늑대는 그녀를 먹었다.


  로버트 단턴, 조한욱 역, <고양이 대학살-프랑스 문화사 속의 다른 이야기들>, 문학과 지성사,  pp.23~4  





  
  프랑스 농민들의 다른 마더 구스 이야기도 동일한 악몽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잠자는 미녀>(이야기 유형 410)의 초기 판본 중의 하나에서 기혼자인 차밍 왕자는 공주를 강간하며, 공주는 깨어나지 않은 채 몇 명의 아이를 낳는다. 그 아이들이 젖을 빨면서 깨묾으로써 공주는 주문에서 깨어나고 이야기는 왕자의 장모인 식인 마녀가 사생아들을 잡아먹으려고 시도하는 두번째의 주제로 넘어간다.
  원래의 <푸른 수염>(이야기 유형 312)은 이미 여섯 명의 아내를 겪었던 이상한 사람인 남편의 집에서 금지된 문을 열려는 유혹을 참지 못하는 신부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어두운 방에 들어가서 전처들의 시체가 벽에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한다. 놀란 그녀는 금지된 방의 열쇠를 손에서 놓쳐 피로 흥건한 바닥에 떨어뜨린다. 그녀는 열쇠를 깨끗이 닦지 못하고 그리하여 푸른 수염은 그 열쇠를 조사하면서 그녀가 복종하지 않은 것을 알아챈다. 그가 그녀를 일곱번째의 희생자로 만들려고 칼을 갈고 있는 동안 그녀는 침실로 물러나 결혼 예복을 입는다. 그러나 그녀는 몸단장에 긴 시간을 들여서 그녀의 전서구로부터 위험 신호를 받고 달려온 오빠들에 의하여 구조된다.
  신데렐라 전설군(이야기 유형 510B)의 초기에 속하는 한 이야기에서는 여주인공이 자신과의 결혼을 강요하는 아버지를 피하기 위하여 하녀가 된다. 다른 판본에서는 사악한 계모가 그녀를 화덕 속에 밀어넣으려고 하지만 실수로 심술궂은 자신의 딸 하나를 재로 만든다.
  프랑스 농민의 <헨젤과 그레텔>(이야기 유형 327)에서는 주인공이 속임수를 써서 식인귀로 하여금 자신의 자식들의 목을 가르게 한다.
  마더 구스 이야기의 인쇄된 판본에는 결코 낄 수 없었던 수백의 이야기 중의 하나인 <미녀와 야수>(이야기 유형 433)에서는 남편이 신방에서 신부들을 연속적으로 먹는다.
  보다 더 불쾌한 이야기인 <세 마리의 개>(이야기 유형 315)에서는 여동생이 오빠의 신방의 침대에 대못을 숨겨놓아 오빠를 죽인다.
  가장 불쾌한 이야기인 <엄마는 나를 죽였고 아빠는 나를 먹었다>(이야기 유형 720)에서는 어머니가 아들을 썰어 리옹 식의 냄비 요리로 만들고 딸이 아버지를 위해 음식상을 본다.
  강간과 수간으로부터 근친상간과 식인에 이르기까지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 상징으로 그들의 교훈을 가리기는커녕 18세기 프랑스의 이야기꾼들은 원색적이고 벌거벗은 야만성의 세계를 그렸던 것이다.


                                                                                                같은 책, pp. 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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