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스폰지하우스에서
구스 반 산트의 <라스트 데이즈>를
3분의 1은 졸며 3분의 2는 깨어서 보았다.
혹은 내내 가수면 상태였을지도 모른다.
얼마전 출간된
조지프 히스, 앤드류 하퍼의 <혁명을 팝니다>의 도입부는
커트 코베인의 죽음에 대한 신랄한 평가로 시작한다.
어차피 존재하지도 않았던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끊은 그를
측은해한다.
록스타가 되기 위해서 발버둥 치다가
정작 록스타가 되면 회의를 느끼며 딜레머에 빠진다는 것
공허한 클리셰가 되어버린지 오래란 것이다.
죽어서 신화가 된 이에게서 신화를 거두어 내는 것은 자유다.
어차피 신화가 되기 위해서 죽은 것은 아닐 테니까 말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이팟에서
너바나의 음악을 꺼내 듣는다.
그는 여전히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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