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순누나에게 드린 '고사리장마'
http://youtu.be/tTS2wlJJC1g
몇년전 제주도 애월읍 소길리 필순누나 동네에서 누나와 동익이형, 그리고 몇몇 마을분들과 식사하며 얘기나누던 중, 고사리장마라는 말을 알게 되었어요.
4월쯤 비가 많이 내리고 나면 고사리가 쑥쑥 자라나 제주도에선 이맘때의 긴 비를 고사리장마라고 부른다는.
어감도 참 좋고 제주도에서만 쓰는 말이라는 것이 귀하게 느껴져 맘에 새겨놓았던 차에 필순누나가 곡을 부탁하시기에 아, 고사리장마란 노래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떠난 사람 -저는 죽음 생각을 떨칠 수 없었어요- 과 남겨진 사람.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하는 남겨진 이. 하지만 모든 게 달라져버린 세상. 이런 것들이 깊은 제주의 숲속, 갑자기 무섭도록 자라난 고사리로 뒤덮인 무덤의 이미지로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물론 노래가사는 죽음을 명시하지 않고 이별노래처럼도 들리도록 조금 추상적으로 썼지만.
동익이형이 정말 아름답게 편곡을 해주셨고 필순누나는 안개처럼 스며드는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필순누나께 어울리는 곡을 쓰려고 애썼는데 다행히 누나가 '몸에 꼭맞는 옷'이라며 좋아해주셨습니다. 이런 사운드 이런 분위기를 다른 어떤 가수가 만들 수 있을까요. 저의 우상이자 따스한 누나, 형이신 장필순 조동익님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노래 한번 들어봐주세요. 지금 더 울림이 큰 듯해요.
|
|